대중가요

킬리만자로의 표범

松泉 2010. 5. 29. 11:41




◎ 킬리만자로의 표범

먹이를 찾아 산 기슭을 어슬렁 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?
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 기슭의 하이에나.
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.
산정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.
자고나면 위대해지고 자고나면 초라해지는
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.
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.
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.
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 간 고호(주)라는 사나이도 있었는데....

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
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 둬야지
한 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
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
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
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
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

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

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.
그것을 위안 해 줄 아무 것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세상을
그런 세상을 새삼스럽게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은 사랑 때문이라구?
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.
사랑만큼 고독해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.
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.
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.
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.
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.
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.
나도 밤을 사랑한다.
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.
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
가득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있는 내 청춘에 건배.

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
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 거야
사랑도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, 모두를 건다는 건 외로운 거야
사랑이란 이별이 보이는 가슴 아픈 정열
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
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 않는 것
그래야 사랑했다 할 수 있겠지...

아무리 깊은 밤이 지나도 한 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.
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
한 줄기 맑은 물소리로 나는 남으리.
거센 폭풍으로 초목을 휩쓸어도 꺾이지 않는 한 그루 나무되어 나는 남으리.
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.

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
오늘도 나는 가리 베낭을 매고
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
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

라-라..라라라-라...라...

주)

고호는 그림 그리기를 너무 좋아해서 10년간 화가로서 생활하다가 너무

가난하여 자살까지 하게 되며 37세의 짧은 생을 마치게 됩니다.

그때까지 약 16,000 여점의 그림을 그렸는데, 죽을 때 까지 팔린 그림은

오직 한장 뿐이라는군요.

더구나 죽고 나서 10년이 지나서야 고호의 그림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니

살아 생전에 얼마나 힘들게 살았겠는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는 것입니다.

 

* 김희갑 작곡, 조용필 노래, 가사는 양인자 작가의 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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